[🎤인터뷰] 기획자의 한 마디 | 최지만 고흥군 문화도시 총괄감독
“지역을 문제로 규정하는 대신, 개인의 이야기를 발견하는 시간 만들고 싶었죠”― 최지만 고흥군 문화도시 총괄감독
때로는 소소한 이야기가 큰 힘을 발휘한다. 서로의 얼굴을, 서로의 이름을, 서로의 이야기를 아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고흥지역문화포럼은 이를 온몸으로 실감할 수 있는 자리였다. 온라인 포럼(‘관계데이터’)을 더해 현장에 오지 못하는 지역문화생산자들까지 아울렀다는 것 역시 참가자들의 기억에 깊이 새겨졌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연결의 감각을 확대한 셈이다.
그래서 궁금했다. 이름깨나 날리는 로컬씬의 (이른바) 유명 인사를 간판으로 내걸지 않고 다양한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에 집중한 배경 말이다. 사실, 늘 ‘사람’이 중요하다면서도 현장을 지키는 얼굴을 쉬이 간과하고야 마는 게 또 우리의 일상이 아니던가.
단 한 사람의 참가자도 빼놓지 않고 마이크를 들게 한 포럼, 그 한편에서 흐뭇한 얼굴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사람. 고흥군 문화도시 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최지만 총괄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일반적인 포럼, 컨퍼런스 현장과는 내용과 진행 방식이 사뭇 달랐는데요. 이렇게 기획한 이유와 배경이 궁금합니다.
지역 문화 활성화를 목표로 한 정책이나 관련 사업이 여럿 진행되고 있죠. 그중에서도 문화적 정주여건이나 인구 감소, 지역 소멸 등을 ‘해결할’ 목표로 삼는 문화 기획 사업이 많고요. 하지만 지역 문화를 육성하고 활성화하는 데는 보다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보통 ‘문화적 일’이라는 게 어떤 정책 사업이나 프로그램 방식으로만 생각되다 보니 접근법 자체에 한계가 있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지역이 자꾸 ‘문제가 있는 곳’ 혹은 ‘해결해야 할 숙제’로 인식되는 상황도 편치 않았습니다. 지역 정체성, 지역의 가치에 대한 고민을 풀어가기 위해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었죠. 여기서 저희가 주목한 게 바로 이야기, ‘서사’입니다. 지역소멸과 같은 담론은 결국 ‘서사의 소멸’과 연결돼 있다고 보는데요. 관계인구니, 정주여건 개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