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버릭/원주/비매품 전문 편집자

매버릭
발행일 2024-01-08 조회수 291
강원특별자치도

자기 소개

강원도 원주에서 소속 없이 직책 없이 12년째 살고 있는 매버릭입니다. 

지역활동 소개

생활인으로서 지역에서의 라이프 사이클을 소개해 주세요.
10여 년 전 거대도시 서울을 벗어나 인구 36만의 중소도시 원주에 정착해 인생 후반전을 이전과는 다른 속도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시간과 거리를 체감하고 생활에 적용하는 방식이 크게 달라지면서 삶의 방식과 일상의 사이클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도심에서 벗어난 거주 환경을 만들면서 불빛과 소음에 시달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약속을 별로 만들지 않습니다. 쫄면을 먹으러 충주에 갑니다. 제천 약수터로 물을 뜨러 갑니다. 횡성에서 커피를 마시고 옵니다. 급한 일이 없어 하루에 한 가지만 하면 되고 차가 막히지 않으니 경계가 맞닿은 지역 간 이동이 어렵지도 않고 멀지도 않습니다. 일이 별로 없을 땐 그렇게 일주일을 하루처럼 삽니다.
직업인(지역문화생산자)으로서 지역에서의 라이프 사이클을 소개해 주세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이곳과 저곳의 경계에서 두리번거리며 내가 사는 지역의 숨은 이야기들을 발견하고 연결합니다. 그 팔리지 않는 이야기들을 기록하고 읽을 만한 것(책, 잡지 등)으로 만들어 나누는 비매품 전문 편집자로 꿋꿋하게 살고 있습니다. 사실 독립기획자로 오래 활동하면서 어떤 특정한 일에 매이기보다는 그때그때 제안 받거나 해보고 싶은 작업을 실험하며 활동해 왔습니다.
지역 활동의 시작과 동기가 무엇이었나요?
나고 자란 곳에서는 발견하기 어려운 것들이 내가 살기로 선택한 지역에서는 좀 더 쉽게 발견됩니다. 내가 사는 지역에 관심을 두고 문화적 가치를 고민하려는 간절함이 토박이보다 이주민에게서 더 많이 보이기도 하고요. 특별한 동기가 있었다기보다는 이주 이후 새로 선택한 지역을 탐색하면서 자연스럽게 활동과 이어진 것 같습니다. 
나에게 영감을 주는 지역의 장면은 무엇인가요?
속도가 다른 서로를 기다려주는 사람들

지역에서의 성장 경험

지역에서 경험한 성취와 좌절, 성장의 경험을 이야기해주세요.
원주에서 산 10여 년 중에 지난 몇 년은 문화적으로 이 지역에,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많은 기회가 주어진 시기였습니다. 크고 작은 문화 활동과 교류가 비약적으로 늘어났고 다양한 공간이 생기거나 가시화되고 서로 연결되기 시작했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사람들이 연결되면서 새로운 작업이 계속 생겨났고 진화해 갔습니다. 문화도시 같은 대규모 정책 사업이 영향을 크게 끼쳤던 것 같습니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원했던 혹은 지역에 꼭 필요하다고 오래 생각해 왔던 작업을 좀 더 여유를 갖고 시도해 보고 가치 있는 결과물들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사람, 공간들과의 연결을 통해 함께 성장하는 경험도 했고요. 하지만 지자체의 정치적 변화와 맞물려 상황이 급변하고 많은 게 멈추고 폐기되었습니다. 아직 어떻게 얼마큼 좌절할지 고민 중입니다.

관계의 확장

지역에서 가장 많이 교류하는 사람 한 명을 소개해주세요.
작곡가, 프로듀서, 사운드 디자이너 등으로 활동 중인 김희범입니다. 원주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이고 원주를 떠나 살아본 적이 없습니다. 지역의 다른 창작자 혹은 단체들과 협업하며, 그 어렵다는 ‘창작으로만 먹고살기’를 지역에서 해내고 있는 음악가입니다. 

2023년 회고

올 한해 지역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 활동 또는 장면은 무엇인가요?
원주에는 아주 오래된 단관극장 건물인 아카데미극장이 있었습니다. 2016년부터 최근까지 보존 활동이 이어졌고 그동안 나름 극장을 지키기 위한 활동에 힘을 보태왔습니다. 그 극장이 올해 철거됐습니다. 아카데미극장이 무너지던 장면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겨울나기

겨울(비활동기간)을 건강하게 충전하며보내는 노하우를 알려주세요.
머리보다는 손을 쓰는 일, 글을 쓰기보다는 읽는 일 등으로 시간을 채우려고 합니다. 그리고 되도록 쓸데없이 즐겁기만 한 일을 해보는 게 좋습니다.

지역의 변화와 위기

여러분이 살고 활동하는 지역의 위기나 위험 요인이 있나요?
2012년 원주에 처음 온 이후 현재까지 중요하게 관계를 맺고 해온 활동과 크게 관련 있는 세 가지를 꼽으라면 원주영상미디어센터(기관), 아카데미극장(공간), 문화도시(사업)입니다. 2023년 한 해 동안, ‘기관’은 10년 넘게 운영해 온 수탁 주체가 바뀌었고 ‘공간’은 철거되었고 ‘사업’은 중지(주체 변경)되었습니다. 이런 지역의 위기(누군가에게는 변화겠지만)에 맞서 개인의 삶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역시 고민 중입니다.

지역에서의 꿈

지역에서 꾸는 ‘꿈’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다른’ 삶의 방식을 상상해 내고 구체화된 일상으로 구현해 내고자 하는 문화생산자들이 지역에서 고립되거나 불안해하지 않으며 필요한 재화를 취득하며 사는 것

로컬의 미래

내가 기대하는 로컬의 미래와 이를 위해 스스로 만들고 싶은 활동이나 협업을 제안해주세요.
제도로부터의 독립. 스스로 자생적으로 뭔가를 꾸준히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결국 로컬의 미래가 아닐까요? 서로 잔기술을 가르쳐주고 배우는 기술 학습 모임.

고흥은?

고흥이란 지역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생각을 알려주세요.
멀다?! 원주보다 맛있는 게 많을 것 같다!
컨퍼런스에서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제안해주세요.
비슷한 꿈을 꾸는 서로 다른 영역의 사람들이 주고받고 연결되는 가치교환 플랫폼 같은 게 가능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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