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근입니다. 넥스트젠코리아라는 청년생태마을네트워크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어요.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떠돌며 살다가 전남 순천을 시작으로 지금은 구례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구례/순천 지역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텃밭을 매개로 생태적인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수업을 진행합니다.
낯설지만 정착하는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햇수로 3년차이지만 여전히 낯설기도 한 구례를 알아가는 중이에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을 통해 새로운 장소와 관계를 경험하기도 하고, 함께 사는 강아지 '봄'이 덕분에 이곳저곳 산책과 하이킹을 하며 구례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일 중심으로 지역에서 사람들과 관계 맺던 시기를 지나 좀 더 여유를 가지고 다양한 시간과 활동을 통해 만나는 지역살이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는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직업인(지역문화생산자)으로서 지역에서의 라이프 사이클을 소개해 주세요.구례에서는 생태텃밭 교육을 중심으로 일을 하고 있어요. 현재는 두 곳의 초등학교에서 모든 학년의 친구들과 텃밭에서 만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순천으로 내려왔던터라 순천에서도 유치원 한 곳에 가끔씩 수업을 나가요. 거의 매주 수업이 있기도 하고 텃밭은 항상 관리가 필요하다보니 학교텃밭에서도 시간을 많이 보내고, 개인적으로 하고 있는 텃밭에서 이런저런 실험들과 경험을 하며 수업에 적용하기도 해서 지역에서는 텃밭에서 보내는 시간이 꽤나 많은 것 같아요.
지역 활동의 시작과 동기가 무엇이었나요?처음 순천에 내려온건 함께 활동하던 친구들과 커뮤니티 생활을 하기 위해 내려오게 되었어요. 넥스트젠에서는 생태마을/공동체를 경험하고, 소개하고, 경험의 기회를 만드는 일을 해왔는데 아무리 대단하고 소중한 것일지라도 내 삶으로부터 나오지 않는 이야기들은 결국엔 공허함으로 이어지더라구요. 그래서 내가 살고자 하는 커뮤니티를 직접 실험해봐야겠다 결정해서 지역으로 내려오게 되었어요. '생태'를 하나의 중심축으로 두는 그룹이다보니 생태를 주제로 한 다양한 활동들과 연결이 되었고 그렇게 생태텃밭교육도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나에게 영감을 주는 지역의 장면은 무엇인가요?지리산과 섬진강을 모두 접하고 있는 구례의 특성상 자연환경에 대한 이슈가 많아요. 어른들도 그렇지만 지역 학교와 여러 커뮤니티에서 아이들에게 자연의 환경 그대로를 관찰하고, 감각하고, 경험하게 해주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인상적이에요.
지역에서 경험한 성취와 좌절, 성장의 경험을 이야기해주세요.새로운 지역에 왔음에도 그동안 맺어온 관계 덕분에 자연스레 지역에서 일도 찾고 안전한 관계망도 만들어갈 수 있었어요. 처음엔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어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지금 이렇게 안정적으로 생활하고 있는게 큰 성취라고 생각해요. 동시에 방랑하며 살던 습이 남아있고 이전부터 해오던 활동이 지역기반이 아니다보니 최근까지도 지역살이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가 어려웠어요. 이 활동을 지역과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을까 고민을 하고는 있지만 쉽지만은 않아요.
지역에서 가장 많이 교류하는 사람 한 명을 소개해주세요.오랫동안 교사로 근무하시다가 마지막엔 교육청에서 근무를 하시고 퇴임하신 선생님 한 분과 최근엔 가장 많이 교류하는 것 같아요. 구례에 오자마자 생태텃밭 교육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해주신 감사한 분이고, 기르고 먹고만이 아닌 생태적인 삶과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를 텃밭을 통해 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마다하지 않는 멋진 분이에요.
올 한해 지역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 활동 또는 장면은 무엇인가요?토지초등학교의 아이들과 봄, 여름동안 길렀던 작물로 허브솔트, 페스토 등 여러가지를 만들어서 구례 오일장에 나가서 판매했어요. 토종씨앗을 예쁘게 만든 봉투에 넣어서 나눔하기도 했구요. 올한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네요.
겨울(비활동기간)을 건강하게 충전하며 보내는 노하우를 알려주세요.추울수록 더 움직이려고 노력해요. 일정을 최대한 안 만들려고 노력하구요. 그럼 충전이 자연스레 되는 것 같아요.
여러분이 살고 활동하는 지역의 위기나 위험 요인이 있나요?지역소멸위기와 그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없어 보이는 구례군 행정이 큰 위험요인인 것 같아요. 그리고 케이블카 사업, 양수발전소 건설, 골프장 건설 등 자연을 상품화해서 파괴하는 사업들도 심각한 위험 요인입니다.
지역에서 꾸는 ‘꿈’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이 지역만의 생태와 문화가 살아있는 공간이 더 많아지는 것을 꿈꿔요. 그런 공간과 시간들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이 더 많이 이곳에서 살았으면 좋겠구요. 그런 시공간이 더 많아지는 과정에 힘을 보태고 싶어요.
고흥이란 지역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생각을 알려주세요.산과 바다, 섬남열리해수욕장의 여름, 새해첫날의 뜨거운 태양과 머리가 깨 듯이 찬 바닷물
컨퍼런스에서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제안해주세요.이런 주제로 사람들을 만나는 건 처음이라 다양한 분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 자체로 기대하고 있습니다:)